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서민의 문학 고려가요: 특징, 작품분석, 역사적 의미

by 비비국어 2025. 4. 9.

 서론 

고려가요는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서정 문학으로서, 당시 사람들의 감정과 사회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우리 문학사의 중요한 유산이다. 주로 민간에서 구전되며 전해졌기 때문에 문학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지니며, 현재까지도 국문학 연구의 주요한 텍스트로 간주된다. 고려가요는 형식적으로는 3장 또는 4장 구조를 가지며, 후렴구가 반복되어 운율을 형성한다. 이러한 형식은 한편으로는 노래로 불리기 쉬운 구조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청중의 기억에 오래 남게 하여 구비문학의 특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

고려가요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었으며, 왕에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향유되었다. 특히 그 내용은 유교적 규범이 엄격하게 정착되기 이전의 자유로운 인간 감정과 생생한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조선시대의 규범적 문학과는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이로 인해 고려가요는 단지 과거의 노래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서적 뿌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러한 문학적 가치 외에도, 고려가요는 언어사적 측면에서도 주목받는다. 향가가 사라진 이후의 국문문학의 공백을 메우며, 고유어와 한자어가 섞인 초기 국문 문학으로서, 후대 문학의 발전에 교량 역할을 했다.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의 시기에도 민중이 자기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한국 문학사에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지점이다.

본 글에서는 고려가요를 (1) 문학적 특징과 양식, (2) 주요 작품 분석, (3) 고려가요의 역사적·사회적 의미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봄으로써, 그 가치를 다각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본론 

1. 문학적 특징과 양식

고려가요는 정형화된 운문 구조와 반복적인 후렴구를 특징으로 하며, 서사보다는 서정에 집중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그 양식은 일정한 형식미와 음악성을 추구하면서도 감정 표현에 매우 자유로웠다. 대체로 4음보 또는 3음보의 리듬을 유지하며, 구절 말미에는 후렴이 붙어 청중의 흥을 돋우는 동시에 정서를 강화한다.

가사에 사용된 어휘는 고유어 중심이지만, 당시의 한자어도 간간이 섞여 있어 언어 혼용의 과도기를 보여준다. 이는 향가와 시조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고유한 국문 문학의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한 표현 기법 측면에서도 직설적이고 감각적인 묘사가 주를 이루며, 비유나 상징은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는 민중의 언어가 문학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려가요는 자연과 인간의 감정을 연결 짓는 데 탁월했다. 자연의 변화나 풍경 묘사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 특히 이별, 사랑, 그리움, 분노 등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이는 후대 시조에 영향을 미친 정형화된 미학적 감정표현의 전신으로 볼 수 있다.

2. 주요 작품 분석: '청산별곡', '가시리', '동동' 등

고려가요 <가시리> 작품 분석

고려가요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인 **『청산별곡』**은 자연에 대한 동경과 속세에 대한 회의를 주제로 한 서정시다. “얄리 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라는 후렴은 리듬감을 극대화하며, 반복되는 구조는 노래가 갖는 본질적인 미학을 드러낸다. 화자는 청산에 살고 싶다는 소망을 지속적으로 표현하며, 속세의 번잡함과 인간관계의 허무함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가시리』**는 이별의 감정을 담은 대표적인 사랑 노래다. “가시리 가시리잇고…”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이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화자의 아픔과, 남아 있는 이의 정서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다. 단순하지만 반복되는 표현 속에 강한 정서가 응축되어 있어, 오늘날에도 널리 사랑받는 고전 가요 중 하나다.

또 다른 작품인 **『동동』**은 궁중에서 불렸던 의식 노래로, 계절의 흐름과 연계된 후렴이 특징적이다. 열두 달의 자연 변화 속에 임금에 대한 충성과 사랑을 표현한 이 노래는 당시의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이념, 그리고 개인적 정서가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있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특히 ‘동동다리’라는 후렴이 계절의 순환을 상징하면서, 인간 감정의 지속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품들은 단지 개인의 감정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적 분위기와 문학적 구조를 반영한 대표작들로 평가받는다.

3. 역사적·사회적 의미와 고려가요의 계승

고려가요는 당시 민중과 지배층 모두가 향유하던 음악문학이었다. 이는 고려 사회가 문학을 하나의 통치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정서적 해방구로 인식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여성의 목소리가 고려가요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이후 유교적 가부장제가 지배적인 조선시대와는 다른 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또한 고려가요는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닌, 사회적 기억의 저장소 역할을 하기도 했다. 민중의 애환과 사랑, 고통, 희망이 담겨 있는 이 노래들은 당시 사람들의 집단적 정서를 대변했으며, 후대 사람들에게 그 시대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이후 시조나 가사 등으로 이어지는 한국 전통 시가문학의 흐름 속에서, 고려가요는 형식과 정서, 주제 면에서 중요한 전범(典範)을 제공하였다. 더불어, 조선 후기의 민요와 판소리 역시 고려가요의 서정성과 서사성을 계승하여 한국 고유의 음악문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결론  

고려가요는 단순히 과거의 노래가 아니라, 한 시대의 정서를 가장 진솔하게 담아낸 살아 있는 문학이다. 문학적 형식의 면에서는 향가의 고어적 난해함에서 벗어나 보다 대중적이고 운율감 있는 구조를 띠며, 후렴을 통해 감정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의 중간 지점에 놓인 문학 형태로서, 구전되면서도 일정한 문학성을 유지한 점에서 매우 독창적이다.

내용적으로는 이별, 사랑, 그리움, 자연에 대한 동경,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만과 회피 등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는 유교적 규범으로 억눌리기 이전의 자유로운 인간 감정의 표출이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 감성 구조를 엿볼 수 있는 창이다. 또한 고려가요는 여성의 시각이 빈번히 등장하며, 이는 당시 사회에서 여성의 감정 표현이 허용되었고 그것이 문학으로도 수용되었음을 뜻한다.

고려가요는 이후 조선 시기의 시조와 가사, 민요, 판소리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도 이 노래들은 현대음악으로 재해석되거나, 문학 교육과 예술 공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다. 이는 고려가요가 단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문학적 자산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고려가요를 단지 옛날의 노래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목소리이자 감정의 기록으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고전문학의 진정한 가치와 정서를 느끼고, 그 안에서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고려가요의 현대적 의미이자 문학의 진정한 힘일 것이다.


필요하시다면 고려가요별 상세한 작품 해설이나 현대적인 해석을 포함한 수업자료 형식도 제작해드릴 수 있습니다!